귀두클럽에 가다

zlog : 2007/06/29 11:54

구렛나루가 뽀글뽀글 해지고 뒷머리가 한웅큼 가득 잡혀지자, 머릴 깎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favorite 미장원은 남성 전용 미용실로 유명한 귀두클럽(BlueClub)과 페니스가이(NiceGuy) 이다. 문닫는 시간을 30분 남겨두고 페니스가이에 들어갔다. (이봐, 제목과 틀리잖아?)

30대 중반의 남성과 젊지만 나이를 짐작키 힘든 통통한 여성이 누군가의 머리통을 손질하고 있었다. 30대 남성이 맡은 머리통은 자신의 털 상태가 맘에 안드는지 이것저것 툴툴대기 시작했고, 남성 미용사는 이것저것 전문가적 변명을 늘어놓았다. 남성 미용사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나이를 짐작키 힌든 통통한 여성 미용사는 말없이 바리깡질을 하고 있었다.

결국 나의 머리통은 여성 미용사의 손에 넘어갔고, 언제나 물어오는 질문 "어떻게 깎아드릴까요?", 언제나 똑같은 대답 "단정하게요.". 그렇다. 나의 머리는 스타일을 가리지 않을만큼 나이스했던 것이다. 털털하였다.

싹둑싹둑, 오랫만의 이발 탓인지 떨어지는 머리털 뭉치가 큼지막하다.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에취에취, 털이 많이 튀는지 여성 미용사가 기침을 한다.
윙~윙~ 머리통을 훑고 지나가는 바리깡 소리.
나의 머리통은 예상대로 하반신 어딘가와 비슷한 모양새를 갖춰나갔다. 그러나 털털의 무상경지에 오른 나는 그러한 모양새에 불평할 필요를 못 느낀다.

문닫기 10분전, 손님 한명이 추가로 들어왔다. "몇시까지 해요?" 통통한 여성 미용사가 친절하게 답한다. "9시까지요. (내일 와! ㅆㅂㄹㅁ)" 눈치없는 손님은 대기석에 앉아 신문을 펼친다.

10분만에 머릴 다 깎은 나는 샴푸질을 한번 하고, 드라이를 한 다음, 얼굴에 스킨을 가득 쳐바른다. 계산을 하려하니 통통한 여성 미용사가 내 전화번호를 묻는다. '오~ 이 여자가 나에게 관심있나?' 절대 그런 일은 아니고, 멤버쉽 카드 대신 핸드폰 번호로 고객을 관리하였던 것이다. 머뭇거린 나는 핸드폰 번호가 바뀌었다며, 예전 번호와 함께 새로운 번호를 불러주었다. 통통한 여성 미용사는 컴퓨터를 잠시 만지작하더니, 신기한 표정으로 "오랫만에 여기 오셨네요, 거의 2달만인데요?" 라고 말했다. 머리 안깎은지가 그렇게 오래됐나? 멋쩍은 나는 뒷머릴 긁으며 웃어주는 상투적인 제스쳐를 취하려다가 그만두고, 서비스로 주는 학용품 중에서 컴퓨터용 싸인펜을 집어들고 나왔다.

내가 여기에 온게 몇번째였더라? 한 5번은 된 것 같은데... 공짜 이발 할려면, 앞으로도 10개월은 있어야 한다는 소리네. 재밌는 것은 내 기억력이 형편없는 것인지, 미용사의 얼굴이 매번 바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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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머리 자르는 곳에 따른 차이

    Tracked from 찍거나그리거나 2007/06/29 13:15  삭제

    들어가면..1. 시내 헤어샵 : 럭셔리한 분위기에 최신 유행의 음악이 흘러 나온다. 담당 헤어디자이너가 반갑게 맞이 한다.2. 집앞 블루클럽 : 머리 깎던 미용사분들도 일제히 안녕하세요 인사한다(깜짝 놀람) 미용사분들이 갈때 마다 바뀐다.3. 동내 이발소 : 아무도 신경 안씀기다리는 동안1 시내 헤어샵 : 안락한 쇼파 원두커피와 함께 최신 잡지와 인터넷등이 제공된다.2. 집 앞 블루클럽 : 절대 안 바뀌는 만화책들과 무가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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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수한 디자인!!

  2.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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