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았던 디 워 100분 토론을 오늘에서야 보게 됐다. 솔직히 진중권 교수가 스포일러를 엄청 쏟아냈다길래, 나중에 영화보는 재미가 없어질까봐 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말빨 하나만큼은 최고라 불리며,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한 진중권이 대체 어떤 막말을 했길래, 네티즌들로부터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증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

엠엔캐스트 등, UCC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토론 영상을 찾기 시작했는데, 조각 영상만 보여서 아쉬워하던 중, 뒤늦게 MBC 백분토론 홈페이지에서 무료보기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KBS든, SBS든 토론 방송은 무료로 공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음엔 토론이라고 해도, 인터넷에서 이미 수많은 논의가 오고간 뒤라, 뻔한 얘기만 하지 않겠냐며 기대치 않고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역시나 진중권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잘난척하는 평론가들을 별로 시덥지 않게 보는 입장이었는데, 진중권의 논리에서 틀린 점을 찾기란 매우 힘들었다. 솔직히 디워에 대한 일반인과 평론가들의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CG 는 훌륭하다. 단지 스토리와 연출이 미흡하다는 등.) 단지 어디에 더 비중을 둬서 얘기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그 비중이 언젠가부터 일반 관객과 평론가(영화 전문가)들로 크게 편이 갈라졌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즉, 누가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니라 서로간의 기싸움에 불과해 보인다.

진중권은 특유의 독설과 유머로 상대방에 비해 논리로 앞서긴 했지만, 너무 잘난 그 모습에 네티즌들이 거부감을 일으킨 듯 하다. 방송중에 대놓고 네티즌들의 유치한 행동에 꼭지가 돌아 비평을 썼다는 말은 누가봐도 도발적인 발언이고, 그에 상응하는 네티즌들의 보복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진중권이 잘했든 못했든 간에, 그의 꼿꼿한 모습은 '평론가' 에 대한 정의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한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나는 대중의 눈치가 아니라 작품만을 보고 얘기할 것이며, 때로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겠다. 그것이 평론가의 의무이며, 존재 이유다.

우리가 평론가의 비평 몇마디에 일희일비한다는 것은 그들의 권위와 영향력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밖에 안된다. 정말 그들의 의견이 하나의 '참고사항'에 불과하다면, 그들의 쓰디쓴 비평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링크
오마이 뉴스에 올라온 진중권의 100분 토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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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파피용 - 디워를 대입해볼까?

    Tracked from 벗님의 작은 다락방 2007/08/13 03:26  삭제

    며칠 전부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을 사서 읽고 있습니다. 내용이 재미있어서인지, 벌써 절반 가까이를 읽어버렸네요. 내용 중에 일부 생각해볼 부분이 있어서 짤막하게 인용합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세 가지 적과 맞서게 되지. 첫 번째는 그 시도와 정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두 번째는 똑같이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지. 이들은 자네가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생각하고 자네를 때려눕힐 때를 엿보고 있다가 순식간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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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교수가 상대에 비해 논리로 앞선 것 처럼 보여진 것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말은 맞는데 너무 냉정한 것'이 아니라 '말도 틀리고 너무 냉정한 것'입니다.
    그 내용은 keyzet.tistory.com 에서 다루었습니다.

    • 저는 디워의 성공에 애국심보다는 [호기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키젯님이 지적하신 플롯에 대한 상반된 견해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은 진중권이 너무 단정짓듯 먹물 냄새를 풍기며 말한 부분이 있습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볼때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보지는 않죠. 하지만 이것도 결국은 개인의 시각차일뿐 논리로만 풀어갈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게다가 논리가 앞선다고 그게 무조건 진실일 수는 없겠죠. 제가 보기에 이번 토론은 상대방의 시각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끝내야지,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어느 부분이 논리에 맞다는 말인가요? 디워 본 사람들이 전부 애국심 때문에 디워를 봤다는 전제를 깔고 토론에 임하던데 그것 자체가 틀렸다는 겁니다. 혹 이 글을 쓰신 님은 애국심 때문에 영화를 보셨나 모르지만 저나 제 주변 사람중에 아직까지 애국심으로 영화 본 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애국심으로 영화 본다는 사람 자체가 영화를 볼 자격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네티즌들이 평론가를 무작정 욕한다고 신경질을 부리던데 막상 직접 찾아가 보시면 알겠지만 욕하는 분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체가 아니지요. 일부의 사례를 마치 전체인양 뒤집어 씌우는 것이 어느 논리에 맞다는 말입니까? 오직 평론가만이 평론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도 자신의 잣대로 평론가를 평론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거고요. 진중권씨의 잘못은 평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자신에 대해 평론하는 것 자체를 받아드리지 못하는데 있는 겁니다.

    • 물론 애국심이 전부는 아니겠죠. 하지만 그 정도의 영화적 구성을 가지고 일주일만에 500만의 관객을 끌어들였다는 것은 특이할만한 현상이긴 합니다. 앞서 댓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논란이 하도 커지는 바람에 영화를 별로 볼 생각이 없던 관객들조차 호기심에서 보는 경우도 가세한 듯 합니다.

      그리고 관객들 심리의 저변에는 비록 다른 7천원짜리 영화에 비해 영화적 만족도는 조금 떨어질지 모르더라도, 우리나라의 CG를 이정도까지 개척한 심형래에 대한 응원과 투자로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는 이유가 깔려있을 겁니다.

      이게 만일 외국에서 만든 영화였더라면, 이렇게 국민적인 관심과 호응을 끌어모으진 못했겠죠. 즉, 노골적인 우리나라 만세는 아니더라도, 은연중에 편애와 관용이 작용한건 맞지 않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토론중에 진중권 상대측 패널로 나온 기자의 말대로, 같은 내용이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영화나 그걸 본 관객들을 너무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해서 비난을 산 점은 진중권이 감내해야할 요소겠죠.

      그리고 논쟁이 과열되면서, 영화에 대한 비평보다는 관객과 평론가들 쌍방이 서로를 비평하는 것으로 비화된 것 같습니다. 즉, 평론가의 타겟과 관객의 타겟이 '영화'를 벗어난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듯 합니다.

  3. 오락영화 보는데 무슨 논리?
    보고 즐기면 되는것입니다. 이런영화 보면서 아리스토텔레스 논리 생각하는사람 진중권뿐입니다. 트랜스포머 재밌었습니다, 기억나는장면 로봇변신과
    싸우는 격투장면 밖에 없습니다. 디워? 마찬가지 아닌가요.
    논리적으로 따지면 갠적으로 재밌게본 영화에 대해, 쓰레기라고 얘기하면
    관객들은 쓰레기를 보고 재밌었다는 얘긴데, 그래서 관객들이 화가나서 진중권씨를 욕하는것도 논리네요. ㅋㅋ
    이양반 논리를 너무 따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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